소개
신상원 교수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인문사회의학교실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의학 원전(原典)에 담긴 사람의 몸에 대한 동아시아 의학자들의 사유와 의학 이론을 탐구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원전학을 전공하여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황제내경(黃帝內經)』·『상한론(傷寒論)』·『동의보감(東醫寶鑑)』·『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등 주요 의서를 중심으로 한의학의 이론적 기반을 연구하고 있다.
한의학 이론의 역사적 전개와 이론적 연계에 내재된 의미 맥락을 다층위적으로 분석하여, 몸·우주가 이루는 천인상응(天人相應)의 통합적 관점을 깊이있게 밝히는 데에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다. 한의학은 생명을 가진 의사가 생명을 가진 환자와 부르고 응답하며 그 상호작용의 자연스러운 결을 그대로 기술하며 만들어져 온 학문이라고 보고 있으므로, 이렇게 만들어진 한의학의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섣불리 물질적 관점을 등치시킴으로써 한의학 고유의 이론과 개념들을 물질 과학의 그것으로 성급하게 환원하려는 흐름에 대해 커다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에 한의학의 이론과 개념으로 담아낸 생명 현상의 맥락을 그대로 밝혀내어 현대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학문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한의학의 기초적 사유를 담은 『황제내경』에 한의학 이론 연구의 뿌리를 두어야 함을 절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가 자라 열매를 맺는 과정을 통해 뿌리의 의미가 검증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비록 전문적인 임상의학에 직접 몸담고 있지는 않지만 임상적 경험이 집약된 병증(病證)‧약리(藥理) 관련 내용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가진 질병에 틈틈이 눈길을 얹거나 간혹 치료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한편, 지금껏 살아온 짧은 개인의 삶의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인간적 한계를 느껴왔기에, 조금 더 사람답게 살아가고자 하려는 지극히 실존적인 동기에서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바람은 『동의수세보원』에서 이제마가 인간 탐구의 출발점으로 삼은 '성정(性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며, 이제마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 정도의 수준에서 동아시아 유학 문헌과 그에 실린 심성론에 대한 아주 얕으막한 관심도 가지고 있다.